본문 바로가기
심리이야기

나르시스트로부터 내 자신 지키기

by 그로우봄 2026. 6. 6.

이 글을 가까운 지인이 나르시시스트인 상황에서, 나를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그간의 이야기이며, 방법 소개글이다.

나의 경우 붙어서 함께 일하는 상사가 나르시시스트였다. 
괴로운 시간들을 지나, 많은 과정들을 거치고 나니, 
참 힘들었지만 내가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는 회고를 해본다. 

처음에는 내가 잘못된 줄 알고 자책 속에 살아간 나날들이었다. 

오랜시간이 누적된 끝에 나는 매일 삶을 끝내고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도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이런 생각하면 안되'라는 내 안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을 자꾸 하는 내가 한심스럽기도 했다. 

 

일단, 회색 돌이라 불리우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1차 방법이다. 

 

- 스스로를 갉아먹는 감정을 차단하고 '눈물'이라는 먹이를 주지 않는 것

- 상대의 공감 능력이 없음을 인정하고 기대를 접는 것 

 

이것은 가장 효과적인 나르시시스티 대응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나는 상대방이 소리를 지르거나 다그치면 눈물이 잘 나는 타입이다. 

그것은 나의 억울함에 대한 호소의 표현이었고, 서러움의 복받침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나르시시스트의 먹이라는 것을 깨닫고, 

눈물이라는 먹이를 주지 않겠다고 다짐에 또 다짐을 하였다. 

 

이 방법을 시도하고, 그리고 사용해내기까지 F인 나에게 상당히 힘든 과정이었다. 

감정형이 본성을 거스르고 이 정도의 방어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은,
나약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엄청난 통제력과 학습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였을 것이다. 

하지만 위 시스템은... 그저 '일시 정지' 상태일 뿐이다.
공감을 바라거나, 내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나르시스트의 분노버튼과 연결되기 때문에,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라는 말로 상황을 종료시키는 것은 

당장의 에러 창을 끄는 데는 유용하지만(애석하게도 매우 효과적이다..)

장기적으로는 상대에게 '내 짜증이 정당하다'는 승인 코드를 입력해 주는 것과 같다. 

그래서 방어를 넘어, 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독립적인 운영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야 한다. 

 

- 나르시시스트에서 '미안해'는 상대가 승리했고 내가 잘못했다는 '책임의 인정'으로 데이터화된다.

이에, 책임의 주체를 넘기지 않으면서 대화만 종료시키는 '중립적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 '지금 스트레스가 많으시군요' 또는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알겠습니다'와 같은, 

상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거나 들었다는 사실만 인정할 뿐, 내 자신의 잘못으로 연결 짓는 단어는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 

- 상대방이 감정을 쏟아낼 때, 상처받는 대신 '이 인간이 또 진상을 부리는구나'라고 철저히 타자화하여 바라봐야 한다. 

 

나르시시스트와 오랜 시간 밀착되어 있으면, 자신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판단하는 '현실 감각'이 마비된다. 

내가 한 때 자꾸 삶을 끝내고 싶다거나 내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 역시 이러한 가스라이팅의 결과물이었다. 

 

또한, 나르시시스트들은 상대가 외부와 소통하거나 스스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을 자신의 통제력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 이 사실을 잘 간파하여야 한다!

이 굴레를 단번에 부수고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면전이 아니라, 레이더에 잡히지 않게 움직이는 '스텔스'모드를 택해야 한다. 

 

일단, '지금 일 안 하고 뭐해?!!'라는 말이 들어올 때, 자고로 인간이란 무의식적으로 '정당성 입증'을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정당성에 대한 설명은 상대에게 타격을 주지 못하며, 오히려 공격할 빌미만 제공한다. 

 

비난이 들어올 때는 최대한 건조하게 상황만 보고를 한다. 

추가 공격이 들어올 때,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네요. 이따 들어가서 말씀드릴게요.'와 같이 감정 섞인 해명을 생략하고 

'나는 내 할 일을 알아서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행동으로만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삶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은 '이 상황을 탈출할 다른 방법이 없다'는 무력감에서 시작한다. 

이 무력감을 깨는 객관적인 방법은, 당장 실행하지 않더라도 '나 혼자서도 생존할 수 있는 플랜 B'를 머릿속으로, 그리고 현실에서 조금씩 기획하는 것이다. (나르시시스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 자신의 통제력을 잃는 상황이다!)

그것이 자격증 알아보기 일 수도 있고, 소액 적금 들기나 소액 투자일 수도 있다.

홀로서기의 능력을 다지는것. 그것이 가장 큰 나르시시스트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이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내 통제권'을 되찾는 감각을 익혀나가야 한다.